(뉴스인020 = 김성길 기자) 서울시가 학대 피해 아동의 마음건강 회복을 돕기 위해 지난 2022년 전국 최초로 시작한 ‘학대피해아동 전문심리치료 지원사업’을 통해 3년간 256명의 학대피해아동이 진료, 심리검사 등 총 3,800건의 서비스 지원을 받아 피해아동의 정신건강을 개선하고 가족관계도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피해아동 전문심리치료 지원사업’은 ADHD, 소아 우울증 등 정신과적 증상을 보이는 학대피해아동을 전담병원(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에 의뢰해 검사 및 치료를 지원하고, 보호자 상담, 양육 코칭을 통해 원가정 회복을 돕는 사업이다.
’22.7월~’25.3월 총 256명에 대해 진료(696건), 심리검사(900건), 가족평가·치료(183건), 모니터링 상담(2,013건) 제공
무엇보다 통상 1년 이상 대기해야 했던 소아정신과 진료를 전담병원을 통해 한 달 만에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ADHD, 소아 우울증 같은 정신과적 증상을 보이는 학대피해아동의 상처가 조금이라도 빨리 아물도록 도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울시는 최근 정서학대 비율이 지속 증가함에 따라 지원 대상을 지난해 100명에서 올해 130명으로 확대했다.
서울시는 이렇게 학대피해아동에 대한 정신‧심리치료는 물론, 보호자 상담‧양육코칭을 통한 원가정 회복, 조기발견을 통한 학대예방까지 전 과정에 이르는 지원을 한층 강화해 ‘아동학대 사각지대 제로 서울’에 속도를 낸다고 밝혔다.
최근 아동학대 신고는 2년 연속 연 6천 건을 넘을 정도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 학대로 판단되는 건수는 오히려 줄고있는 추세다. 이는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민감도가 높아진 것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시는 이런 긍정적인 변화를 이어가기 위해 올해는 총 156억원을 투입해 예방부터 회복, 재학대 방지까지 빈틈없는 보호망 구축에 주력한다.
'‘아동보호전문기관’ 11→14개소로 확대, 학대신고 대응 위한 전담인력도 확충해 즉각 대응'
우선,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현재 11개소에서 14개소로 확대한다. 신규 기관은 구로구(4월), 서대문구(6월), 관악구(11월)에 순차적으로 설치되며, 이를 통해 상담인력도 26명 늘어나 1인당 담당하는 학대사례 건수가 줄어, 보다 신속하고 전문적인 아동보호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늘어나는 학대신고에 대응하기 위한 아동학대 전담인력도 확충한다. 서울시는 야간·휴일 상시대기, 악성민원 등으로 기피업무인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증원 및 처우개선에 대해 자치구와 공감대를 형성하여 ’25년에 총 10명을 충원하고 처우개선도 강화한다.
(인력충원) 아동학대전담공무원 (’24년) 115명 → (’25년) 125명
(처우개선) 재택당직비, 특정업무경비, 시간외수당 상한적용예외 등
'44종 사회보장 빅데이터 활용 4,000여 명 위기징후 아동 조사 등 아동학대 조기발견 총력'
아동학대 조기발견을 위한 초기대응도 강화된다. 서울시는 매 분기별 예방접종·영유아건강검진 미실시, 장기결석 등 44종의 사회보장 빅데이터를 활용해 4,000여 명의 위기 징후 아동 조사를 실시 중이며, 특히 5~6월에는 경찰, 자치구, 아동보호전문기관 합동으로 고위험군 아동(반복신고, 사례관리·가정방문 거부 등)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24년도에도 위기징후 아동 17,786명, 고위험군 유관기관 합동점검 379명, 임시신생아·임시관리번호 아동 1,910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또한,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대상 교육 영상을 현장형 교육 콘텐츠로 새롭게 개발한다. 교육 영상은 하반기 서울시평생학습포털을 통해 모든 시민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신고율이 낮은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홍보와 교육도 병행 실시한다. 아동학대 전담의료기관으로 지정된 45개 병원이 학대피해아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신고 절차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서울 전역 소아청소년과 의원에도 아동학대신고 홍보물을 배포할 예정이다.
'학대 재발 감소, 가족관계 회복 효과 ‘방문형 가족회복 지원사업’ 올해 240가정 발굴 지원'
학대 재발 감소와 가족 간 관계 회복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는 ‘방문형 가정회복 지원사업’은 올해 8개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240가정을 적극 발굴하여 지원한다.
‘방문형 가정회복 지원사업’은 가정 전체의 회복을 돕는 사업으로, 상담, 심리치료, 생활비‧교육비를 지원하며, 아동뿐 아니라 형제자매, 부모까지 함께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원내용) 상담·심리서비스(총10~15회), 가족기능회복 프로그램, 가정 환경 개선을 위한 생활비 및 교육비 지원 등
# 아버지의 지속적인 폭음으로 아동학대 신고가 반복됐던 영식(가명)이네는 아동학대가 발생한 가족 전체의 회복을 돕는 서울시의 ‘방문형 가정회복 지원사업’을 통해 웃음을 되찾았다. 영식이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았고, 영식이는 심리상담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학원비 지원을 받아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소원했던 부자 관계는 베이킹, 목공 같은 다양한 가족체험 활동을 하면서 많이 개선됐다. 영식이는 이제 주말에 아빠와 축구하고 자전거 타는 시간을 기다린다고 전했다.
'시민 참여‧인식 중요…아동학대 예방‧대응사례 공모전, 주요 공공장소 캠페인 연중 전개'
아동학대예방 캠페인도 본격 추진한다. 아동학대 문제에 대해 시민과 유관기관의 관심을 제고하고자 7~8월 중 아동학대 예방·대응 사례를 주제로 공모전을 연다. 아동보호 전문기관, 경찰,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우수사례는 시상과 함께 홍보한다.
일반 시민 대상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을 지하철, 정류장, 학교 등 주요 공공장소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가정의 달(5월)과 아동학대예방 주간(11.19~25)을 집중 홍보 기간으로 설정하여 대대적인 인식 제고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행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해야 할 아이들이 학대로 고통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라며 “서울시는 앞으로도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예방부터 치료, 가족 회복까지 빈틈없는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