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미국과 이란, 아전인수의 함정

‑ 자기 논에만 물을 끌어오는 양측… 현실의 무게는 점점 커진다.

                       ▲뉴스인020 편집국장 김성길                         

 

(뉴스인020 = 김성길 기자) 요즘 국제 뉴스를 따라가다 보면, 고대 중국의 사자성어 아전인수(我田引水)가 자주 떠오른다. 자기 논에만 물을 끌어다 쓰려는 농부의 마음처럼, 모든 상황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끌어당기는 태도를 뜻하는 말이다. 상대의 손실은 과장하고, 자신의 피해는 축소하거나 외면하는 인간의 습성을 정확히 꼬집는 비유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시작된 미국-이란 충돌은 이제 한 달을 넘어서고 있다. 상황은 여전히 복잡하며, 양측의 해석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미국 측은 군사 작전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이란의 군사 지휘부와 주요 시설을 상당 부분 타격했다고 밝히며, “우리는 이미 여러 면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주 안에 작전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필요하다면 에너지 시설에 대한 추가 타격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이란은 강한 항전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며 세계 석유 수송에 큰 압박을 가하고, 미사일과 드론을 활용한 반격을 이어가고 있다. 민간인 피해를 강조하며 미국의 공습을 “침략 행위”로 규정하고, 협상에서도 강경한 조건을 고수하고 있다.

 

이 사태를 지켜보면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양측 모두 자기에게 유리한 부분만 부각하며 상황을 해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군사적 타격 성과와 기술 우위를, 이란은 불굴의 저항 의지와 지역 영향력을 앞세운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 수많은 민간인 희생, 수백만 명의 이재민 발생, 그리고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 모든 현실의 무게는 양측의 주장과는 별개로 무겁게 쌓여가고 있다.

 

국제정세 전문가들은 “이 전쟁은 누가 더 강한지가 아니라, 누가 먼저 현실을 직시하고 타협하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각자 자기 논에만 물을 끌어다 쓰려는 태도가 계속된다면, 피해는 더욱 확대되고 종전 시점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 뉴스인020 구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지금 미국과 이란의 대치에서, 과연 어느 쪽이 더 ‘아전인수’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가. 아니면 양측 모두가, 혹은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슷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 아전인수의 함정은 단순하면서도 무섭다.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끌어당기다 보면, 결국 전체 논밭이 메마르고 모두가 피해를 보게 된다. 지금 미국과 이란은 각자 자기 논에만 물을 끌어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로 인해 중동 전체가, 그리고 전 세계가 함께 메마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새겨봐야 한다.

 

‑ 전쟁은 아직 진행 중이다.

화려한 승리 선언과 강경한 항전 의지로 가득한 이 무대에서, 진짜로 희생당하고 있는 것은 과연 누구인가. 시간이 지나 연기가 서서히 걷히고 난 뒤, 우리는 과연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잃었는지 직시하게 될 것이다. 그때야 비로소 아전인수의 진짜 의미가 선명하게 드러날지도 모른다.

 

‑ 자기 논에만 물을 끌어다 쓰는 좁은 시야가 아니라,

전체 논밭을 바라보는 넓은 시야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때가 분명히 다가왔다. 이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말과 주장 너머에 숨겨진 실제 피해 규모와 쌓여가는 현실의 무게를 제대로 직시하는 것이, 지금 지구촌 모두에게 주어진 무거운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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