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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18명 추린 김학범 "사고 한번 치고 싶다"

 

(뉴스인020 = 김민석 기자) 도쿄올림픽에 나설 남자 축구대표팀 최종명단을 발표한 김학범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사고를 치겠다며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뛰어넘는 성과를 낼 것을 다짐했다.


김 감독은 30일 광화문 KT스퀘어 드림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대표팀 최종명단을 발표했다. 지난 22일 파주NFC에 소집돼 훈련 중이던 23명의 선수 중 15명이 김 감독의 선택을 받았으며, 만 25세 이상 선수로 구성된 3명의 와일드카드(황의조, 권창훈, 김민재)가 합류했다.


18명의 명단을 발표한 김 감독은 먼저 “18명에 들지 못했지만 그동안 같이 한 선수들에게 고생했고, 같이 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하며 눈물을 머금었다. 18명을 선발한 배경을 상세히 설명하던 김 감독은 인터뷰 말미에 “이번 대회에서 사고 한번 치고 싶다”며 좋은 성적을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 최종명단 18명 선발 배경은?


대한축구협회 임직원, 그리고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구단 관계자 및 감독들에게 굉장히 감사하다. 각 구단의 도움 없이는 이런 선수를 구성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머리 숙여 감사 드린다.


18명 명단에 들지 못했지만 그동안 같이 한 선수들... 우리나라 축구를 끌고 갈 앞길이 창창한 선수들이다. 함께 하지 못해서 굉장히 마음 아프다. 그 선수들은 앞으로도 우리나라를 위해서 무궁무진한 발전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자리를 빌려 그동안 고생했고, 같이 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 와일드카드 3명의 발탁 배경은 무엇인가? 그리고 김민재는 이적 가능성이 있는데도 선발했다.


취약 포지션을 고려했다. 특히 중앙 수비나 스트라이커 자원이 필요했고, 권창훈도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자원이라고 생각해 뽑았다.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김민재는 아직 (차출 문제가) 해결이 안 됐다. 왜냐하면 베이징 구단을 떠나서 타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어서 어디와 협상해야할 지 루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명단에는 일단 넣었다. 추이를 지켜보면서 김민재의 활용 방안을 생각하려고 한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일단 명단에는 올려놓았다. 김민재는 꼭 필요한 자원이라 해결 방안을 꼭 찾도록 준비하겠다.


- 본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불확실성이 있는 김민재를 선발하는 게 부담일 텐데 어떤 고민이 있었나? 최종엔트리를 가려내며 가장 고민된 포지션은?


김민재가 (차출이) 확정이 안 됐는데 왜 넣었냐는 이야기는 나올 거라 생각했지만 그 자리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리다. 만약에 안 돼도 플랜 B는 세웠다.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방안을 동원해보자는 생각이다.


사실 제일 고민했던 자리는 미드필더와 사이드백이다. 특히 사이드백 포지션에서 늦게까지 고민을 했다. 어떤 선수들이 우리 팀에 맞을지, 또 상대에 맞게 최고의 움직임을 보일 수 있겠냐를 고민했다. 고민 끝에 수비형 미드필더 3자리, 사이드백 3자리를 선정했다.


- 그동안 와일드카드는 병역 미필자를 주로 활용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을 염두에 두지 않는 선택을 했다.


그렇다. 상대 팀도 고려하고, 우리 선수 자체 내에서 경쟁력 등도 고려했다. 도쿄에 갔을 때 무더운 날씨, 높은 습도에서 어느 선수가 적합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가를 고려했다. 병역은 전혀 개의치 않고 최고의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 선수가 누구냐에 초점을 맞췄다. 팀이 하나로 움직일 수 있는 점도 고려해 선발했다.


- 이강인은 다음 올림픽도 나갈 수 있는데 어린 나이에 발탁한 배경은? 최종 18명을 봤을 때 전력상 어느 정도로 평가하고 있는가?


개별적인 평가는 될 수 있으면 하지 않으려고 한다. 기존 선수들이나 탈락한 선수들에 대한 예의다. 잘 아시다시피 이강인은 재능이 있고, 한국축구 끌어나갈 선수라 선발한 것으로 보면 된다. 우리 전력이 어디까지 갈 수 있겠느냐는 저도 말씀 못 드리겠다. 왜냐면 팀이 하나로 뭉쳤을 때 무한한 힘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팀을 믿는다. 최고로 올라갈 수 있는 자리가 어딘지 도전해보고 싶다.


- 예비명단 4명을 7월 2일 최종등록일까지 고민하는 이유는?


사실 오늘 22명을 발표하려고 했지만 (FIFA에 제출한 예비 엔트리) 50명 내에서 첫 경기 24시간 전까지 사유가 되면 누구든 바꿀 수 있게 돼 예비 4명은 큰 명분이 없다. 추후 발표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유럽에서도 선수 차출에 어려움을 겪어 FIFA가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것인데 잘 활용하면 우리도 여러 선수를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 체력과 스피드에 초점을 맞춰 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남은 기간 훈련의 마스터플랜은?


그동안은 선수들이 얼마만큼 이겨내느냐를 보는 과정이었다면 지금부터는 팀 조직력 강화가 최우선이다. 선수들의 체력, 희생, 준비 자세는 체크했다. 조직적인 부분을 이제 시작하겠다. 선발명단을 보면 아시겠지만 우리가 최고로 준비할 것은 세트피스 훈련이다. 세트피스에서 득점의 30% 이상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선수 선발을 했다. 남은 기간의 훈련은 세트피스와 수비 조직력 강화에 주안점을 두겠다. 토너먼트에서 수비는 굉장히 중요하다. 또한 우리 팀에 왼발잡이가 3명이나 있다. 3명의 왼발잡이를 어떻게 활용할 지가 이번 훈련의 주요 포인트다.


- 황의조는 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에도 함께 하게 됐다. 또한 그동안 주장을 맡았던 이상민이 안 뽑혔는데 주장은 누구인가?


황의조는 본인의 의지가 굉장히 좋았다. 본인이 적극적으로 구단을 설득해 차출이 가능했다. 그런 점에서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더라. 이전부터 (황의조 차출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기에 오세훈, 조규성도 과감하게 배제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이상민이 주장을 맡아서 아주 열심히 해왔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빠졌지만 이번에 뽑힌 18명을 이끌고 갈 주장은 정태욱이 될 것이다.


- 정태욱을 주장으로 선임한 배경은?


주장은 쉬운 자리가 아니다. 아무리 공을 잘 차도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정태욱을 보면 ‘저 정도 선수라면 리더가 되겠다’라는 것을 느낄 것이다. 정태욱은 가끔 주장을 시켜본 적이 있는데 굉장히 선수들을 잘 끌고 가며 리더십이 있다. 바로 결정한 것이 아니고 계속 지켜보면서 주장을 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은 계속 했다. 계속 지켜봤는데 아마 잘할 것이다.


- 최종명단까지 오면서 소집이 잦았다. 많은 인원이 소집됐다 탈락했고, 이후에도 바뀔 수 있다. 선수들의 부담과 압박감이 클 것인데 당부할 말이 있다면?


사실 그럴 때가 제일 힘들다. 승부의 세계에서 이기고 지듯이, 선발되면 탈락하는 선수도 나온다. 하지만 선발되고 탈락하는 차이는 진짜 종이 한 장 차이도 안 된다.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고 상대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따라 선수가 바뀔 수 있다.


승부의 세계이고, 18명만 나가야 한다. 나도 데려갈 수 있는 선수가 20명, 23명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어제 저녁에 정말 많이 했다. 제한된 엔트리에서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 이런 명단이 나왔다. 선수들도 마음 아프겠지만 이해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 와일드카드로 손흥민을 어느 정도 검토했나? 최종적으로 선발하지 않은 이유는? 정우영이 결국 탈락했는데 밝힐 수 있는 선에서 이유를 말해달라.


먼저 정우영이 누구보다 더 낫다 아니냐는 이 자리에서 말씀 드리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발전적인 기량을 가지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앞으로 한국축구를 끌고 나갈 선수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씀 드리겠다.


손흥민은 다른 선수와 마찬가지로 출전 의지를 보였다. 앞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한 것도 본인들이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손흥민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 병역 혜택이 걸려있어 압박이 있다. 감독님께서는 아시안게임을 거치면서 이런 상황을 겪었는데 선수단에게 당부의 메시지는? 팬들은 런던을 뛰어넘는 성적을 기대하는데 출사표를 밝혀달라.


(병역 혜택이) 안 중요하다고 하면 말이 안된다.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거기에 얽매이면 도리어 아무것도 얻지 못할 수 있겠다는 것을 아시안게임에서 느꼈다. 그래서 병역 여부에 관계없이 필요한 자리에는 어떤 선수든 선발했다. 좋은 성적을 내면 병역 혜택은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느냐 생각해서 선수들에게 따로 주지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말한 것이 있다. ‘사고 한번 치자. 할 수 있다. 여러분은 사고 칠 준비가 돼 있다’고 말이다. 사고 한번 치고 싶다.


- 일본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에 대한 선수단 차원의 대응책은?


제일 걱정되는 점은 일본의 기후와 습도, 그리고 잔디다. 가까운 나라 일본이지만 우리 선수들이 적응하기 쉽지 않은, 판이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런 부분을 어떻게 이겨낼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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