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020 = 김나현 기자) 농촌진흥청이 농업과 생명, 보건 분야에 초고성능 컴퓨팅 활용 기반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한 ‘농생명 슈퍼컴퓨팅센터’가 종자회사 등 관련 산학연의 초고속 빅데이터 분석을 지원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9월 국내 농업 분야 유일의 농생명 슈퍼컴퓨팅센터를 열고, 슈퍼컴퓨터 2호기를 활용해 민간의 빅데이터 분석 수요를 지원하는 대국민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년 두 차례 국립농업과학원 누리집에 공지하거나 공문을 보내 수요를 조사한 후 분석 서비스 제공처를 선정하고 있다. 올 한해만 종자회사 등 관련 산학연에서 신청한 빅데이터 분석 건수가 19건에 달한다.
농생명 슈퍼컴퓨팅센터는 민간으로부터 벼, 콩, 고추 등 4,700여 자원의 유전변이 데이터 분석·공개를 의뢰받아 20일 만에 완료, 결과를 공개했다. 기존 방식대로 일반 서버를 이용해 분석했다면 3년 이상 걸렸을 분석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것이다.
또한, 작물보호제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대단위 선별(스크리닝)을 지원해 280만 건의 단백질과 화합물 결합 구조를 6일 만에 예측했다. 이는 일반 서버에서 8개월 걸릴 작업량이다.
아울러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농업기상 정보 예측 기간도 단축, 기상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예측일로부터 한 달 이후까지의 농업기상을 예측(중기 예측)하는 데 6일이 소요됐다면 농생명 슈퍼컴퓨터는 3시간이면 가능하다.
농촌진흥청은 사용자가 더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난 11월 말 농생명 슈퍼컴퓨팅센터에 인터넷망을 연결했다. 앞으로 농생명 슈퍼컴퓨팅센터에 방문하지 않고도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서든지 슈퍼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시범 운영 기간을 거친 후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원격 접속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분석 서비스를 신청한 생명정보회사 관계자는 “분자표지는 작물 육종에 활발히 이용되고 있지만, 분자표지 후보를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라며 “고추 분자표지 개발을 위해 농생명 슈퍼컴퓨팅센터에 유전변이 데이터 분석·공개를 의뢰해 분자표지 후보 발굴에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빠르게 얻을 수 있었다.”라고 만족했다.
농촌진흥청 유전체과 권수진 과장은 “기존에는 분석 시간이 길어 사실상 시도조차 할 수 없었던 다양한 연구가 슈퍼컴퓨터 덕분에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라며, “앞으로 슈퍼컴퓨터 민간 공동 활용 서비스를 확대해 농업의 디지털화에 속도를 올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