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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축구의 아버지’ 임흥세 감독 “KFA 골든에이지 벤치마킹해 큰 효과 봤다”

 

(뉴스인020 = 김민석 기자) 축구를 통해 꿈과 희망을 전파하는 임흥세 남수단 축구대표팀 총감독이 남수단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이정표를 세웠다. 그는 한국의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인 KFA 골든에이지가 남수단 축구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남수단 U-20 대표팀은 지난해 12월 초 탄자니아에서 열린 동아프리카 U-20 챔피언십에서 3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해 4강에 오른 건 남수단 축구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남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지역 최강인 우간다와 비기고, 3-4위전에서 케냐를 꺾었다. 국제대회에서 입상한 남수단 대표팀은 귀국 카퍼레이드를 하는 등 국민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


임흥세 감독은 벌써 10년 넘게 아프리카 축구를 위해 일하고 있다. 국내에서 후진 양성에 힘쓰던 그는 2006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건너가 스포츠 선교사로 활동했다. 이후 2012년 남수단으로 넘어왔고, 2014년부터 남수단 축구대표팀 총감독을 맡고 있다.


“축구를 통해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일하는 임 감독은 자신의 목표에 얼마나 더 다가갔을까? 4년 전인 2017년, 남수단 선수들을 데리고 한국을 찾았던 임 감독을 만났던 필자는 다시 한번 그와 인터뷰했다. 이번 인터뷰는 전화로 이뤄졌다.


-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건강하신지요.


선진국은 진단검사에 의한 통계로 상황을 알 수 있지만 여기는 그런 게 없으니 불안하죠. 어쨌든 확진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도 대회에 나가기 위해 진단검사를 받았는데 5명의 확진자가 나왔어요. 그 중 4명이 베스트 멤버였습니다. 대회를 앞두고 두 달 동안 한국에서 보내준 손 세정제와 마스크로 철저히 대비하며 훈련했는데 확진자가 나와 안타깝습니다.


- 지난해 12월 동아프리카 U-20 챔피언십 3위를 차지했습니다. 남수단 전체의 경사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오랜 내전으로 황폐화된 남수단은 축구가 유일한 희망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늘 기대에 조금 못 미쳤습니다. 주변국인 에티오피아, 케냐, 우간다, 탄자니아는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졌는데 남수단 U-20 대표팀이 케냐를 이기고 3위를 하면서 남수단 국민들이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대회 후 귀국 카퍼레이드를 할 때 국민들이 우리를 보고 뛰어나와 환호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마치 2002 한일월드컵 때 대한민국이 4강에 든 기분을 남수단 국민들도 맛보지 않았나 싶어 정말 뿌듯했습니다.


- KFA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가르친 것이 효과를 봤다고 들었습니다.


홍명보 KFA 전무이사(현 울산현대 감독)와 송경섭 전임지도자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송)경섭이가 저의 제자거든요. 한국에 들어왔을 때 파주NFC에 들러 자료를 얻고 조언도 구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KFA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가 남수단에서 항상 이야기한 게 있어요. 우리가 주변국을 뛰어넘으려면 풀뿌리 축구를 키워야 한다고 말이에요. 연령별 대표팀부터 튼튼하게 만들어놔야 그 선수들이 자라서 A대표팀이 강해지는 거니까요. 이번 대회에서 3위에 오른 U-20 대표팀도 멤버 중 40%가 4년 전 U-15 대표팀 선수들이에요. 제가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또 한국에 데려가 대회 출전도 시켰는데 그 선수들이 잘 자라서 이번에 성과를 낸 거죠. 주변국 감독들이 ‘남수단 축구가 어떻게 저렇게 발전했느냐’며 놀라더라고요. 그러면서 자기들도 KFA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할 수 있냐고 문의를 하고 있어요.


- 선수들은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U-20 대표팀 선수 중 4~5명이 우간다와 케냐 프로팀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습니다. 이미 한국에서 뛰고 있던 마틴과 폴은 이번에 K3리그로 승격한 울산시민축구단과 계약했습니다. 또 저는 우리 선수들의 자료를 가지고 이번에 한국에 들어가서 K3리그 진출을 타진하려고 합니다.


- 11명의 선수를 한국에 보내는 것이 소원이라고 하셨잖아요.


그러면 괜찮은 A대표팀이 완성되지 않을까요? 지금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예선이 진행되고 있는데 남수단 A대표팀이 우간다를 상대로 1승 1패를 했습니다. 어린 선수들이 차근차근 성장해 A대표팀도 성과를 낸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저는 평생 축구를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유소년 축구를 양성해 대표선수도 키웠습니다. 이제는 남수단에서 아이들이 축구를 통해 꿈과 희망을 갖도록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현지에서 ‘한국인 지도자가 남수단 축구를 변화시켰다’고 이야기하는데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어린 선수들을 잘 키워서 남수단 A대표팀이 사상 최초로 네이션스컵 본선 진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뉴스출처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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