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잔인한 학교의 3월,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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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 라일락을 피우며, 추억과 /
욕망을 섰으며, 봄비로 / 생기 없는 뿌리를 깨운다.

▲한국교총 회장직무대행(대구교대 교수) 권택환

 

(뉴스인020 = 김성길 기자) ‘황무지(T.S 엘리엇)’의 시작은 이처럼 ‘4월은 잔인한 달’로 표현되고 있다. 그렇게 표현한 이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이 표현은 역사적 굴곡과 맞물려 아픔의 상징으로 흔히 사용되곤 한다.

 

4월을 앞두고 있는 지금, 필자는 학교 입장에서는 잔인한 달이야말로 ‘3월’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이 험난한 시간을 묵묵히 이겨낸 우리 선생님들과 학부모님, 학생들에게 감사와 응원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사실 3월은 올해처럼 ‘잔인한’ 달은 아니었다.

 

학기초 많은 업무와 새로운 시작이라는 부담은 늘 있었지만 설렘과 기대가 더 큰 시간들이었다. 아이들을 맞이하며 겨우내 얼어있던 교실과 운동장에 생기가 감돌며, 긴장감을 웃음으로 바꿔주는 때였다. 하지만 2022년의 3월은 정말이지 ‘잔인한’ 달이었다.

 

무참히 무너진 방역 상황 속에서 학교는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었다. 교육 당국은 호기롭게 전면 정상 등교를 공언했지만 그 말로 더 큰 혼란만 생겼다.

 

확진자 3%, 등교중지 15% 비율을 제시하였지만,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확진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학사 일정은 뒤죽박죽 되었고 학생 확진이 오히려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학교 현장은 수시로 바뀌는 지침과 민원 폭주로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선생님의 확진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3차 접종까지 대부분 마쳤지만 학생 확진 증가 속에서 돌파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그런데 선생님은 아파도 마음 편히 자가격리에 들어갈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시도교육청별로 충분한 대체 인력풀을 확보했다고 하지만 현장의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주요 교과의 결원에 대해서도 보강할 수 있는 강사를 채용할 여력이 없어, 파견교사와 전문직들까지 학교 수업에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고교학점제에 따라 과목이 세분화된 고등학교, 자유학기가 실시되고 있는 중학교, 정원이 적은 교과는 대체 강사를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병가를 내고 치료에 전념해야 함에도 재택근무를 하며, 원격으로 수업까지 하는 것이 2022년 3월, 학교의 현실이다.

 

그런데 더 암담한 상황은 이어지는 4월 역시 잔인함을 피할 수 없이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3월 14일부터 적용되는 지침에 따르면 동거인 확진이 나오더라도 학생은 등교할 수 있다.

 

중고등학생의 백신 접종률이 60% 후반대에 머물러 있고, 초등학교는 백신 접종 대상도 아니기 때문에 확산세는 더욱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

 

선생님의 확진에 대해서도 교육 당국의 다양한 지원 정책이 제시되고는 있지만 현장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것들로 학교 입장에서는 계속 살얼음판을 걸을 수밖에 없다. 현재 학교별로 교사 확진이 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한다면 3월의 혼란은 4월과 5월에도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교사의 확진뿐 아니라 교직원의 확진 역시 심각한 문제이다. 행정실무원의 공백은 학교의 업무 과부하로 이어지고, 조리실무원의 확진으로 아이들은 급식을 하지 못한 채 빵을 받아가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그야말로 잔인한 3월이 지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선생님들의 헌신과 열정으로 지금까지 학교를 지켜왔다. 엘리엇의 시에서처럼 다시금 생기를 불어넣을 시간이기도 하다.

 

우리 선생님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뒷받침과 현실적인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탁상 위에서만 이루어지는 공염불 같은 정책들은 오히려 현장의 혼란만을 줄 뿐이다. 부디 현장과 소통을 통해 함께 하는 정책들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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